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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O/XC Range(SUV)

볼보 XC90 T6 해외 시승기


볼보 XC90의 4기통 가솔린 버전의 맛은 달콤했다. 호주 시장에서 볼보 신형 XC90의 주력 판매 모델은 디젤 엔진을 얹은 D5이다. XC90 D5는 충분히 안락하며, SUV 고객이 만족할 만한 토크뿐만 아니라 여러 기본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가솔린 모델인 XC90 T6에 오르면 이러한 만족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강렬한 토크와 순간 가속, 그리고 재미 요소들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XC90 T6는 소비자의 만족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이 풍부하며, 다른 SUV가 갖지 않은 요소를 품고 있다. 글_ Ken Gratton


올봄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진행됐던 볼보 XC90의 국제 시승회는 정말이지 최고였다. 당시 우리는 행사 두 번째 날에 가솔린 엔진의 XC90 T6 모델을 몰아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XC90 T6는 2.0L 가솔린 엔진에 수퍼차처와 터보차저를 붙여 고성능을 낸다. 320마력에 이르는 최고출력은 커다란 차체를 지체 없이 밀어붙인다.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더한 'T8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순수한 편에 속하지만, 분명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함께 단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의 테스트 드라이브를 통해 XC90 T6의 엔진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차보다 독일차에 가까운 색깔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스포티'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잘 조율된 이 차의 엔진은 속도를 높여도 동급모델에 비해 소음을 적게 냈다. XC90과 같은 프리미엄 SUV에게 중요한 덕목이다.

드라이브 셀렉트 시스템을 '다이나믹'으로 설정하면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이 빨라진다. T6의 엔진은 롱 스트로크 타입이지만 반응이 즉각적이다. 정지가속을 할 때는 배기량보다 더욱 빠른 반응을 내기 때문에 지연 현상으로부터 자유롭다. 이러한 '반응성'의 비밀은 수퍼차저. 터보가 돌기 위해 배기가스 압력이 차 오르는 동안에 수퍼차저가 엔진을 열심히 돌려대기 때문이다. 이는 터보차저와 수퍼차저를 동시에 단 T6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이다. T6와 기존 D5를 비교하면 D5가 따분하게 느껴질 지경이다.

아울러 D5와 같은 디젤 버전은 드라이브 모드의 변경에 따라 실제 달리기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반면 T6 휘발유 엔진과 아이신제 자동변속기는 다이나믹 모드에서 꽤 강렬한 성능을 자랑한다. 승차감과 핸들링은 기존의 D5와 유사하지만, 다이나믹 모드에서의 스티어링 정확성과 반응은 한층 매력적이었다. 꼭 다이나믹 모드가 아닐지라도 자동변속기는 늘 빠르고 정직하게 변속되어 만족스러웠다. 이러한 설정은 모두가 좋아할 만하며, XC90 T6의 매력을 드높이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120km의 거리를 가는 동안 XC90 T6의 연비는 L당 7.8km를 기록했다. 호주 시장의 공인 연비인 12.9km/L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차의 크기를 생각하면 납득할 만하다. 기본으로 장비된 아이들 스톱&고 시스템은 연비를 좋게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으며, 시동이 꺼지고 켜질 때의 동작이 매끄러워 세련미가 좋았다.

성능 이외의 부분에 있어서는 기존 D5와 이번 T6가 별반 다르지 않다. 2열 공간은 서양인에게도 충분히 넓으며, B필러와 센터콘솔 쪽에 뒷좌석을 위한 송풍구가 마련되어 동승자도 쾌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다만 3열은 성인보다는 아이들용 좌석이라고 이해하는 게 옳다. 헤드룸에는 여유가 있지만 무릎 공간은 2열을 반듯하게 세우지 않으면 매우 좁게 느껴진다.

일전의 시승기에서 언급했듯이 아우디를 닮은 조절 다이얼은 '센서스 콘넥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작동된다. 운전석의 버킷 날개, 허리 받침, 허벅지 쪽 쿠션 길이 등 3가지 타입을 쉽게 제어할 수 있다. 특히 버킷 날개 쪽을 조절할 수 있는 건 상당히 매력적이다.

센서스 콘넥트를 통해 작동되는 대부분의 기능은 쓰기 쉬우며 실시간으로 정보를 반영한다. 다만 한 가지 어려웠던 점은 운전자의 시야에 맞춰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조절하는 것이었다. 운전대 오른편에 달린 조그만 HUD 셋팅 아이콘을 찾은 다음 센서스 디스플레이를 눌러 실행시켜야만 했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들은 이 스위치를 대시보드 쪽에 달아 시야를 빼앗는 걸 막는다.

XC90을 개발한 볼보 기술자들은 더 많은 사용자 친화적 기능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개발자 중 한 사람인 파크는 "T6를 개발하고 마스터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고 힘든 과정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안전의 볼보'라는 명성 그대로, 다양한 안전 장비를 풍성하게 담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여러 안전 장비들 가운데에서도 운전자가 차선을 이탈하면 즉각 안전벨트를 당기는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이 시스템의 난제는 차선 이탈 시 자동차를 정확하게 제자리로 돌려 놓는 것이었는데 볼보는 이를 극복하고 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전반적으로 XC90 T6는 인상적이다. 4기통 가솔린 엔진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스타일은 이 차의 주요 수요층뿐만 아니라 젊은이들까지 끌어 안을 만큼 스타일리시하다. 모든 기기는 잘 갖춰져 있으며 장비 또한 풍부하다. 따라서 큼지막한 프리미엄 SUV를 찾는 소비자라면, 이 차를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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